리만머핀 서울은 톰 프리드먼(Tom Friedman)의 한국 첫 개인전 《많은 것을 동시에》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식과 논리, 가정이라는 개념에 기인하여, 바라보는 행위와 오늘날 예술의 지향점에 질문을 제기해 온 프리드먼의 근작과 신작을 소개한다. 그의 작업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선입견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하며, 종종 눈속임 효과(trompe l’oeil)를 통해 관람하는 이들이 잠시 멈춰 주시하고, 자세히 보길 유도한다. 디테일에 고도의 주의를 기울이며 완벽을 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프리드먼은 자신이 다루는 매체의 물리적, 개념적 속성을 기민하게 활용하고 진지한 유머를 가미한 조각, 회화, 드로잉, 영상 및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많은 것을 동시에》는 2021년 리만머핀 전속 작가로 합류한 톰 프리드먼의 첫 번째 갤러리 전시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프리드먼의 작업을 새로운 지역에 소개하는 동시대 조망전이기도 하다. 전시 작품은 조각, 설치, 종이 작업과 영상 프로젝션을 아우르며 톰 프리드먼의 대표작에서 포착되는 주요 요소들을 여실히 드러낸다. 작가 특유의 크롬 도금한 두 인간 형상이 느리게 춤을 추며 어우러진 <Hazmat Love>(2017)를 비롯하여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제작된 일련의 초현실적 곤충 연작 중 가장 최신작에 해당하는 <Bee>(2022)는 호박벌을 실물보다 확대하여 수제작한 것으로 갤러리 벽면 상단에 설치된다.
전시는 미시적인 것에서 거시적인 것으로 옮겨간 뒤 회귀하고, 때때로 상식적인 비율을 뒤집는다. <Poppyseed>(2022)는 스티로폼을 깎아 조각하고 짙은 남색으로 채색한 작업으로 작품명에서 유추할 수 있는 양귀비 씨앗을 수백 배 확대한 형상이다. 프리드먼의 고배율로 확대된 씨앗은 표면에 벌집 무늬의 패턴이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베이킹에 사용되는 재료인 양귀비 씨앗을 자세히 관찰한 적이 없다면 이를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각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씨앗에 대한 관람자의 인식은 영원히 뒤바뀐다. 마음 속 작은 검은 점에 불과했던 것이 프리드먼 조각의 축소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대체로 프리드먼의 인체 조각은 <Poppyseed>와 반대로 등신대에 못 미치는 크기로 제작되는데, 크롬 처리된 <Untitled>(2021)와 <Hazmat Love>(2017)의 높이는 5피트(152.4cm)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전형적 스케일의 반전은 전시 전반에 걸쳐 관람하는 이들의 기대를 뒤엎고, 놀라움과 환희,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공간을 선사한다.
또 다른 전시작 <Listen>(2022)은 잘 듣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 작은 녹색 형상이 고전적인 흰색 좌대 위에 놓인 모습을 보여준다. 종종 건축에서 방음재로 활용되는 스티로폼을 단일 재료로 사용한 이 작품은 일종의 시각적 언어유희라 할 수 있다. 좌대를 상세히 살펴보면 좌측 하단에 움푹 패인 흔적이 눈에 띄는데, 이로 인해 받침대와 인물상이 동일한 스티로폼 덩어리로 제작되었음을 깨닫는다. 해당 작품을 비롯한 전시 전반에서 프리드먼은 관람하는 이를 무장해제시키고 그들의 예상을 전복시키며, 그 과정에서 익숙한 아이디어, 대상, 개념, 사물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제안한다. 그는 “내가 물려 받은 모든 규범이나 사고의 법칙을 재고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많은 것을 동시에》는 스케일, 시각, 그리고 물성을 재치 있게 다루는 전시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 또한 이러한 경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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