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워드
⟪ongoin’⟫
리만머핀 서울
2024년 8월 28일 - 10월 19일
리만머핀 서울은 8월 28일부터 10월 19일까지 나리 워드의 개인전 ⟪ongoin’⟫을 개최한다. 안국동 리만머핀에서 열린 2018년 개관전 이후 서울에서 열리는 워드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동판으로 제작한 조각 및 벽면 설치 작품은 지역 공동체, 특히 워드가 오랜 시간 뉴욕 할렘에서 거주하며 발견한 치유와 돌봄의 가치를 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종교의식과 의례에 관한 그의 예술적 해석을 바탕으로 분열된 이미지, 감추어진 힘, 그리고 영적 실천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ongoin’⟫은 프리즈 서울과 동시에 진행되며, 올해 7월 말 이탈리아 밀라노의 피렐리 행거비코카(Pirelli HangarBicocca)에서 막을 내린 워드의 대규모 회고전 ⟪Ground Break⟫에 뒤이어 개최된다. 또한, 본 전시는 올해 9월 초 예정된 뉴욕 아모리 쇼에 앞서 선보여진다.
워드는 할렘 전역에서 발견하여 수집한 재료로 만든 벽면 설치 조각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재료를 결합하고 본래의 의미를 재맥락화하여 시각적 그리고 은유적으로 병치하는데, 그의 아상블라주는 종종 인종, 이주, 민주주의, 공동체를 둘러싼 복잡한 사회 정치적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워드의 작업은 구체적인 재료에 모호한 의도를 담고 있어 관객들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구리의 역동적 특성과 의학적 효과는 예술 매체로서도 다양한 문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오랫동안 워드를 매료시켜 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Still Livin’〉과 〈Restin’〉 연작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재료로서 구리에 쏟아온 작가의 관심을 확장한다. 작가는 구리가 산화하는 과정을 일종의 ‘흔적 남기기’ 도구로 활용하여 할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 재료를 통해 작품 표면에 에칭으로 흔적을 새긴다. 예컨대 빈 술병과 기도 초의 형태는 공공장소에 임시로 세워둔 거리 추모비를 연상시키며 공동체의 결속과 애도, 추모, 그리고 기념을 위한 새로운 목적으로 재탄생한다.
〈Still Livin’〉 연작은 정물화의 미술사적 전통을 상기시키며 정지한 물체를 통해 작품의 전반적인 구성을 형식적 그리고 기술적으로 실험한다. 여기서 워드의 아상블라주는 빛살을 뿜어내는 듯한 녹청으로 뒤덮인 기도 초의 흔적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미장센을 연출하는데, 산화한 구리 표면에서 반사된 빛은 화면 중앙에 위치한 오브제에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통과의례와 일상 소재에 관한 워드의 깊은 사유를 조명한다.
워드가 다루는 주요 개념인 ‘돌봄’에 관한 탐구는 〈Medicine Bats〉(2011)와 〈Medicine Bats (Blue)〉(2024)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일곱 개의 방망이 두 세트를 각각 맞춤형 유리 캐비닛 안에 설치한 이 작품에서 하나의 방망이는 일주일 중 하루를 상징하며, 전반적인 모습은 한결같은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시에 방망이는 폭력을 가하고 대항하는 데 사용한 곤봉 모양을 띠며 식민지 시대의 목화솜 역사를 연상하는 장치로도 작동한다. 워드의 유리 오브제는 보통 알약 병 속 완충제로 사용되는 부드러운 솜을 보호하는 용기로 쓰이기도 한다. 〈Medicine Bats〉는 오랫동안 인류의 건강과 치유에 영향을 끼쳐온 제약 산업을, 더 나아가 최근 수십 년 동안 대두되고 있는 약물 중독과 남용이라는 의약품 업계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다.
재료의 중의적 의미는 워드의 작업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이다. 일례로 일상에서 발견한 신발 끈으로 만든 벽면 설치 작품 〈Red and Black OHM〉(2024)에서 작가는 “옴” 기호의 의미를 명상이나 의식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 그리스 문자 오메가(Ω)인 이 상징은 전기 저항을 나타내는 기술 기호로 쓰이기도 하는데, 신발 끈이 신발을 만지고 착용한 수많은 육체를 암시하듯 작가는 이 작품에서 텍스트의 물리적 및 현상학적 경험을 위해 언어에 모양과 형태를 부여한다. 〈Red and Black OHM〉이 시각언어를 활용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작가의 신작 〈untitled warnings〉(2024) 역시 고립(containment)을 통한 주체적 자아와 적극적 발언의 회복을 이야기한다. 이 조각 작품에서 보안 태그로 엮은 신발 혀를 포함하여 여러 오브제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새장 안에 매달려 있다. 이러한 형상은 희미한 자유의지를 통해 외부 세계로 모험을 떠나려는 사람처럼 새장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ongoin’⟫에서 워드는 미국의 사회정치적 구조에 만연한 복잡다단한 주제에 접근하여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다룬다. 반면 워드는 과거의 오류에만 집착하기보다 물질과 정신을 연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공간을 창조해 내고자 한다. 그는 우리 현실의 난관을 분석하고 공동체와 돌봄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을 계속해서 탐구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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