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 서울은 회화가 빌리 차일디쉬(Billy Childish, b. 1959, 영국 채텀 출생)의 신작을 발표하는 개인전 《늑대, 일몰 그리고 자신 wolves, sunsets and the self》을 연다. 빌리 차일디쉬는 다작하는 영국의 화가이자 셀 수 없이 많은 음반을 낸 음악가이며, 수십 권의 소설 및 시집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빌리 차일디쉬가 리만머핀과 함께하는 여섯 번째 개인전이자, 리만머핀 서울과 함께하는 첫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상징적인 ‘급진적 전통주의자(radical traditionalist)’ 적 접근 방식을 취한 작업을 준비했다. 차일디쉬는 녹음이 우거진 풍경, 해질녘, 그리고 정물 등 미술사에서 친숙한 주제를 주로 다룸으로써 원형적이고, 순간의 에너지로 진동하는, 매우 개인적인 삽화와 같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오프닝 리셉션은 4월 23일 목요일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몰입상태에서 작업하는 것은 어느 작가에나 필수적인 창조의 과정이나, 차일디쉬에게 있어 이 상태는 바로 작품 제작의 전체를 의미한다. 차일디쉬는 직관적으로, 빠르게 그려낸다. 이 운동에너지로 가득 찬 회화는 수정 작업 없이 한 자리에서 완성하는 싱글 세션 작업이 대부분이다. 그의 회화적 스타일은 자주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나 에르바르트 뭉크(Edvard Munch)와 같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표현주의 작가들과 비교된다. 그러나 차일디쉬에게 있어 회화적 스타일은 그 작가들이 정신적이고 창조적인 진실성을 구현한 것이며, 그들의 역할이 어떻게 사회를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에 가장 관심이 있다. 자신감 넘치는 만능 예술인인 차일디쉬는 예술성이란 모든 사람들이 물려받은 재능이며, 이는 표현하고자 하는 충동을 붙들고 아름다움의 강렬한 유혹을 시각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조금도 역설적이지 않으며 생생하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차일디쉬의 회화는 꿈을 해석하는 한 방식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차일디쉬는 목가적인 해질녘의 풍경부터 예사롭지 않은 구름이 낀 하늘을 담은 풍경화들을 선보인다. 또한 이번 전시는 화병에 꽂힌 꽃을 그린 정물화와 사냥감을 쫓는 늑대를 담은 회화도 한 점 포함되어 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존재의 상태나 감정을 풍경이라는 형식을 통해 읽을 수 있게 하는 기표로도 생각될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 개념은 결코 인본주의를 대체할 수 없다. 관련하여 차일디쉬는 “나는 어린아이가 그리는 것과 같이 그림을 그린다. ‘외부의’ 어떤 것이 나의 관심을 끈다. 그 ‘어떤’것을 회화로 남기는 행위는 내가 단지 관찰자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강렬한 방법으로 나 자신을 만능의 창조자 혹은 피조물의 위치로 끌어당기는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