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빈 부름(1954년 오스트리아 브루크안데어무어/스티리아 출생, 현재 빈과 림베르그에 거주 및 작업)은 1996-97년경부터 시작한 참여형 연작 <1분 조각 One Minute Sculpture>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작품에서 참여자들은 작가가 제공한 서면 혹은 그림 형식의 설명에 따라 의자, 양동이, 과일, 스웨터 같은 일상 속 물건들을 이용하여 행위하거나 자세를 취한다. 작품에서 찰나적 본질을 지닌 행위는 사진과 결합되는데, 이로써 작가는 일상과 퍼포먼스, 관람자와 참여자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조각의 형식적 본질에 의문을 제기한다. 부름이 <1분 조각>에서 조각으로서 행위하는 신체의 가능성을 모색했다면, 이후 작업에서 그는 뒤틀린 소시지를 브론즈로 주조한 <추상 조각 Abstract Sculptures>이나 차의 형태를 부풀리거나 일그러뜨린 <팻 카 Fat Car>와 같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오브제를 불안정한 방식으로 의인화한다. 에르빈 부름은 체중을 증량하고 감축하는 물리적 행동을 조각적 제스처로 인식하여 신체적 팽창과 수축의 환영을 작품 속에 드러낸다. 작가의 작업에 있어 유머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현대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내재해 있다. 특히 그의 작업은 자본주의가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사회적 압력을 주로 논하는데, 이는 작가의 내적 이상과 상반된 가치이다. 부름은 상위와 하위 영역의 경계에서 작업하며 이와 같은 이분법적 구도를 강조하고, 장르를 병합함으로써 작가의 관점에서 희화화된 가상 현실을 탐구한다.
에르빈 부름은 1977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82년 오스트리아 빈 응용미술대학교와 미술아카데미에서 조형학을 전공했다. 작가의 주요 개인전은 최근 개최된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술관(2023)을 비롯하여 수원시립미술관(2022),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시립미술관(202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현대미술관(2022), 네덜란드 오스 얀 쿠넨 박물관(2022),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2022), 오스트리아 하르트베르그 박물관(2021), 중국 톈진 K11 아뜰리에(2021), 대만 타이페이 시립미술관(2020), 오스트리아 도른비른 미술관(2020), 캐나다 밴쿠버 아트 갤러리(2019), 프랑스 마르세유의 비에유 샤리테(2019), 홍콩 K11 뮤제아(2019),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2019), 오스트리아 빈 알베르티나 박물관(2018),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드비히 미술관(2018), 스위스 루체른 미술관(2018), 미국 뉴욕 퍼블릭 아트 펀드(2018), 서울 현대카드 스토리지(2018), 독일 뒤스부르크 퀴퍼스뮐레 현대미술관(2017), 독일 베를린 주립 현대미술관(2017),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2015), 폴란드 크라쿠프 현대미술관(2013), 스페인 말라가 현대미술센터(2012),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컨템포러리(2012) 등에서 개최되었다.
그의 작품은 다수의 그룹전에도 소개되었다. 대표 전시로는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의 《Matter. Non-Matter. Anti-Matter》(2022),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미술관의 《Coming Attractions: The John Waters Collection》(2022), 체코 베히네 성의 《Summer Sculpture Park》(2022),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드비히 미술관의 《Place Value – New Acquisitions》(2022), 튀르키예 에스키셰히르 오둔파자리 현대미술관의 《Grief and Pleasure》(2022), 오스트리아 크렘스 니더외스터라이히 주립미술관의 《Rendezvous mit der Sammlung: Kunst von 1960 bis Heute》(2022), 프랑스 리옹 현대미술관의 《Little odyssée》(2022), 독일 튀빙겐 쿤스트할레의 《Sisters & Brothers》(2022), 오스트리아 빈 하이디 홀튼 컬렉션의 《Open》(2022), 오스트리아 빈 알베르티나 박물관의 《The 80s》(2021), 러시아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갤러리, 독일 베를린 템펠호프 공항, 프랑스 파리 팔레 드 도쿄를 순회한 《Diversity United. Contemporary European Art. Berlin. Moscow. Paris》(2021), 스위스 빈터투어 미술관의 《Moment. Monument: Aspects of Contemporary Sculpture》(2021), 독일 브레멘 베저부르크 현대미술관의 《So wie wir sind 2.0》(2020), 덴마크 오르후스 미술관의 《Objects of Wonder – from Pedestal to Interaction》(2019),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의 《Fashion Drive: Extreme Clothing in the Visual Arts》(2018), 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이스라엘 박물관의 《Face to Face》(2018), 일본 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의 《The Myriad Forms of Visual Art: 196 Works with 19 Themes》(2018), 오스트리아 빈 레오폴드 박물관의 《Carl Spitzweg – Erwin Wurm, Delicious! Delicious?》(2017),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배스 미술관의 《Collins Park》(2016),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미술관의 《The Language of Things》(2016),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의 《Performing for the Camera》(2016),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밀드레드 레인 캠퍼 미술관의 《Moving Parts: Time and Motion in Contemporary Art》(2014), 폴란드 크라쿠프 현대미술관의 《Desire for Freedom》(2013), 미국 뉴욕 플래그 미술재단의 《Funny》(2012),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에서 시작하여 뉴욕 현대미술관으로 순회한 《The Original Copy: Photography of Sculpture, 1839 to Today》(2011) 등이 있다.
부름의 작품은 전 세계 유수의 공공 및 사립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오스트리아 빈의 알베르티나 박물관, 루드비히 재단 현대미술관, 에슬 미술관,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슈타델 미술관,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 브레멘 쿤스트할레, 볼프스부르크 미술관,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루드비히 미술관, 부다페스트 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르코, 마드리드 도스데마요 아트센터, 말라가 현대미술센터, 네덜란드 바세나르의 보르린던 미술관, 헤이그 시립미술관, 미국 뉴욕 버팔로 올브라이트 녹스 미술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일리노이주 시카고대학교 스마트 미술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워커 아트센터,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맥네이 미술관,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미술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미술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미술관, 워싱턴주 시애틀 헨리 아트 갤러리, 캐나다 밴쿠버 아트 갤러리,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일본 토다와 아트센터, 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 중국 상하이 롱 뮤지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마나랏 알사디얏, 멕시코 멕시코시티 카릴로 길 미술관 등이 있다.
부름의 <Narrow House>는 2011년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와 병행하여 카발리 프란케티 궁에서 개최된 글라스트레스에 소개되었고, 작가는 2017년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오스트리아관의 대표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