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체임버스(1993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출생,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거주 및 작업)는 색면 회화, 행위적 추상 등의 미술사 모델과 인종, 정체성, 여가 및 성찰의 필요 같은 동시대적 관심사를 다루는 강렬하고 생기 넘치는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개인과 세상 간의 관계를 이해하거나 재맥락화 혹은 재타협하기 위한 방식으로써 예술의 기능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회화를 심미적인 것만큼이나 비판적이고 지적인 시도로 바라본다.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체임버스는 문학 중에서도 특히 '마술적 사실주의'와 『흑인의 영혼 The Souls of Black Folk』으로 대표되는 윌리엄 듀보이스(W.E.B. Du Bois)의 저술, 그리고 책의 중심 주제인 베일(veil)에서 영감을 얻는다. 흑인의 신체를 관찰하고 경험하는 은유적 렌즈이자 인종 불평등의 산물인 베일은 체임버스의 작품 전반에 걸쳐 인용되는데, <Wash Paintings> 연작에서 광범위하게 덮여 인물을 흐릿하게 만드는 색상이나 능동적·수동적 요소로써 회화 속에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빗방울 모티프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체임버스의 작품 대다수는 작가 자신의 대역인 유령 같은 실루엣과 익숙하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초현실적 풍경 등의 패뷸리스트(Fabulist)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체임버스의 작업에는 여가와 사색에 몰두하는 작가의 친구와 지인들이 등장한다. “너무 자주, 흑인의 몸은 안식하지 못하는 존재로서 우리의 상상 속에 자리해왔다. 흑인의 신체는 종종 노동, 반항, 저항 행위의 주체로 인식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Primary Magic and After Albers> 연작에서 체임버스는 위와 같은 관련성을 제거하고자 했다. 작품의 대상은 독서를 하거나 화면 밖의 영역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생각에 잠긴 모습으로 묘사된다. 체임버스는 변화무쌍한 단색조의 꿈 속 풍경에 인물들을 배치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가변성을 암시하고, 그 장면들은 어느 좋은 책이나 고요한 성찰의 순간 속에 자신을 내맡긴 듯한 감각을 환기시킨다. 작가는 색상을 작품 소재만큼이나 그림의 의미를 드러내는 주요 요소로 간주한다. 대비되는 색상 간의 긴장과 상호 작용을 능숙하게 다루는 체임버스 특유의 화법은 작품에 미묘한 전율을 선사하며, 균형을 향한 그의 시선은 각 작품에 특별한 시적 조화를 이루어낸다.
도미닉 체임버스는 2016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위치한 밀워키 예술 디자인 연구소(MIAD)에서 학사학위를, 2019년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작가의 개인전은 이탈리아 토리노 루체 갤러리(2020)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오거스트 윌슨 미국 흑인 문화 센터(2020),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밀리처 스튜디오 및 갤러리(2017),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위치한 레지덴셜 갤러리(2017)에서 개최되었다. 그의 작업을 선보인 대표적인 그룹전으로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그린 가족재단의 《Black Bodies, White Spaces: Invisibility & Hypervisibility》(2021), 일리노이주 시카고 카비 굽타의 《Realms of Refuge》(2021),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노턴 미술관의 《Art Finds a Way》(2020),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로버트 프로젝트의 《Synchronicity》(2020),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시애틀대학교 헤드린 갤러리의 《Abstractions of Black Citizenship: African American Art from Saint Louis》(2020),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하비 갠트 미국 흑인 예술·문화 센터의 《Painting Is Its Own Country》(2019), 위스콘신주 밀워키 호손 컨템포러리의 《Chambers & Weinberg》(2019),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예일대학교 그린홀 갤러리의 《Again, Always》(2019),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밴드 오브 바이스의 《Between Two Worlds》(2019), 뉴욕주 뉴욕 크레베스 웨비 갤러리의 《Interwoven》(2018), 위스콘신주 밀워키 그린 갤러리와 오리건주 포틀랜드 치킨 쿱 컨템포러리에서 진행된 《Water & Dreams》(2017), 위스콘신주 밀워키 초상화 협회 현대미술 갤러리의 《NOW Figuration》(2017), 위스콘신주 매디슨 예술·문학 연구소의 《Bridge Work 02: From Memory to Metaphor》(2017),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존 폰다 갤러리의 《Post Mode 2.0》(2016), 위스콘신주 밀워키 피치 프로젝트 갤러리의 《Bridge Work 02: From Memory to Metaphor》(2016), 뉴욕주 브루클린 NYSRP 갤러리의 《Post Mode》(2015), 코네티컷주 노퍽 소재 예일 노퍽 스쿨 오브 아트의 《Final Exhibition》(2015), 위스콘신주 밀워키 MIAD 갤러리의 《Deconstructing the Local》(2014),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소재 세인트루이스 커뮤니티 칼리지 플로리산트 밸리 현대미술 갤러리의 《Progress》(2013),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아트 세인트 루이스의 《Varsity Art XVIII》(2013) 등이 있다.
체임버스의 작품은 텍사스주 댈러스 그린 가족재단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페레즈 미술관을 포함한 다양한 사립·공립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체임버스는 2018년도 예일대학교 로버트 리드 드로잉 장학생으로 선정되었고, 2015년도 예일 노퍽 스쿨 오브 아트의 엘렌 바텔 스토클 펠로우십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세인트루이스 커뮤니티 칼리지 플로리산트 밸리에서 바시티 아트18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작가는 2015년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뉴욕 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예일 노퍽 스쿨 오브 아트에서 레지던스를 이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