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프레거(197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출생)는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 및 각본가이다. 작가는 현실과 가공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친숙하지만 낯선 이미지 및 영상으로 인간의 조건을 탐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여 년간 프레거는 필름 누아르, 테크니컬러 같은 황금기 시대의 영화 제작 기술과 고전 신화, 그리고 네덜란드 르네상스 화가인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와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gel)의 알레고리 회화 작품을 토대로 특유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 결과 대규모를 띠는 작업이 작가를 대표하는 작업 형태가 되었다.
영화, 사진, 조각을 넘나들며 전방위적 작업을 수행해 온 프레거는 조작된 기억이나 꿈처럼 느껴지는 고도로 감정적인 순간을 연출한다. 작가는 특유의 테크니컬러 화면에 전형적이거나 일상적인 사물을 병치하고, 거기에 유머와 알레고리를 더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복잡하고 어두운 주제에 접근한다. 특히 그는 집단과 개인의 정체성, 기술이 사회에 가하는 영향 등 실존적 문제에 주목한다.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 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s), 빌 비올라(Bill Viola) 등 인간 심리를 깊이 사유한 여러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프레거 또한 작품을 통해 평범함 속에 깃든 비범함을 드러내며 인간 경험에 대한 성찰의 장으로 보는 이를 초대한다.
작가의 광범위한 작업에는 10 편의 단편 영화도 포함되는데, 고전의 영향을 받은 영화 음악을 다수 포함한다. 2010년 프레거는 뉴욕 현대미술관 《New Photography 2010》 전에 소개된 단편 영화 <절망 Despair>으로 작가 경력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의 사진 부서 수석 큐레이터인 록사나 마르코치(Roxana Marcoci)는 <절망>을 “의도적으로 많은 함의를 지닌” 작품이라 설명하며 “의미심장한, 곧 일어날 듯한, 욕망과 불안이 혼재된 무언가가 도사리는 무성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고 밝혔다. 2013년 프레거는 미국 워싱턴 D.C. 코코란 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첫 미술관 개인전에서 <페이스 인 더 크라우드 Face in the Crowd>를 선보였고, 이는 이듬해 뉴욕 현대미술관과 링컨 센터가 공동 주최한 NDNF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2019년 작가는 오늘날까지 가장 자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되는 <플레이 더 윈드> 영화와 사진 연작을 소개했다. 그의 최신 단편 영화인 <런 Run>은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에서 초연되었고, 2023년 SXSW 영화제 심사위원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한편 프레거는 2023년 필름메이커 매거진에서 선정한 독립 영화의 새로운 얼굴 2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작가는 첫 장편 영화인 <드림퀼>을 제작 중이다. 영화에서 그는 우리를 인간으로 정의하는 것, 정체성, 자동화를 둘러싼 경고 섞인 이야기를 전달할 전망이다.
알렉스 프레거의 작품은 전 세계 다수의 미술관 전시에 소개되었다. 작가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워싱턴 D.C. 코코란 미술관,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 영국 런던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스웨덴 스톡홀름 사진 미술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서울 롯데뮤지엄 등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 유수의 공공 및 사립 기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등이 있다.
프레거는 뉴욕 타임스 매거진 커미션으로 제작된 단편 영화 시리즈 <터치 오브 이블 Touch of Evil>로 2012년 에미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 2012년 폼 폴 허프상, 2009년 비베이 국제사진상, 2006년 런던 포토그래픽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작가가 최근 참여한 공공 예술 커미션으로는 2020-2025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광장에 설치된 세 점의 대형 사진 작품 <플레이 더 윈드>가 있다.